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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

행동 게임이론 - 사회적 선호: 박애주의, 시기, 공정성과 정의

by 현자의 두루마리 2024. 10. 28.

목차

     

    개요

    사회적 선호는 인간이 경제적 결정을 내릴 때 개인의 이익뿐만 아니라 공정성, 정의, 그리고 타인의 감정까지 고려하는 성향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선호는 순전히 이기적인 결정이 아닌, 더 큰 사회적 맥락에서의 행동을 반영합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한 대표적인 실험이 '최후통첩 게임(Ultimatum Game)'과 '독재자 게임(Dictator Game)'입니다. 이 글에서는 먼저 최후통첩 게임에 대해 다루고, 다음 글에서는 독재자 게임을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최후통첩 게임이란?

    최후통첩 게임은 두 명의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실험 게임으로, 주로 경제학 및 심리학 연구에서 사용됩니다. 두 플레이어는 각각 '제안자(플레이어 I)'와 '응답자(플레이어 II)'로 나뉩니다. 게임은 간단합니다. 제안자가 일정 금액을 받으면, 그 금액을 어떻게 나눌지 결정하고 응답자에게 제안합니다. 응답자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거절할 수 있습니다.

     

    게임의 규칙

    제안자(플레이어 I)는 실험에서 고정된 금액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10만원이라고 가정합시다.

    제안자는 이 금액을 응답자(플레이어 II)와 나누는 방법을 결정합니다. 제안자는 자신에게 6만원을 남기고 응답자에게 4달러를 줄 수도 있고, 반대로 모든 금액을 응답자에게 줄 수도 있습니다.

    응답자는 이 제안을 수락하거나 거절할 수 있습니다. 수락할 경우, 양측은 제안한 대로 돈을 나눕니다. 하지만 거절할 경우, 두 사람 모두 아무것도 얻지 못합니다.

    이러한 게임 구조는 경제학자들이 인간의 사회적 선호를 실험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로 활용됩니다.

     

    실험 결과

    많은 실험 결과에 따르면, 제안자들은 보통 40~50%를 제안하며, 이 범위 내의 제안은 거의 거절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20% 이하의 제안은 절반가량 거절됩니다. 이는 단순한 이익 극대화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예를 들어, 응답자가 단순히 돈을 더 받는 것이 목표였다면, 어떤 금액이든 수락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불공정한 제안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인간이 공정성과 정의를 중시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게임 이론과의 대조

    고전적 게임 이론에서는 응답자가 제안된 금액을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고 예측합니다. 이론적으로 제안자가 1만원만 제안하더라도 응답자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제안이 너무 적다면 응답자는 이를 거절하고 제안자와 자신 모두가 아무것도 받지 않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인간이 경제적 행동을 할 때, 단순히 금전적 이익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성, 정의감, 심지어 감정적인 요소까지도 함께 고려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케이크 나누기 비유

    이 상황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케이크를 나누는 상황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두 아이가 하나의 케이크를 나눠 먹어야 한다고 가정합시다. 첫 번째 아이는 케이크를 나누는 역할을 맡고, 두 번째 아이는 나눠진 조각 중 하나를 선택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이때, 첫 번째 아이는 두 번째 아이가 가장 큰 조각을 선택할 것을 알기 때문에, 최대한 공정하게 케이크를 나누려고 할 것입니다.

    이 상황은 최후통첩 게임과 매우 유사합니다. 제안자는 응답자가 제안을 거부할 수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공정한 제안을 해야만 자신도 이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제안자가 응답자에게 너무 적은 금액을 제안하면, 응답자는 이를 거부하고 결국 둘 다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 사람들은 불공정한 제안을 거절할까?

    그렇다면 왜 응답자들은 불공정한 제안을 거절할까요? 이는 인간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공정성과 정의를 매우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금전적 이익을 얻는 것보다, 자신이 공정한 대우를 받는지 여부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타인의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불공정한 대우를 받을 때 강한 부정적인 감정을 느낍니다. 이 감정은 단순한 경제적 손실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응답자는 이를 통해 제안자에게 "공정하게 행동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내쉬 균형과 부분 게임 완전 균형

    게임 이론에서는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이라는 개념이 자주 사용됩니다. 내쉬 균형은 각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의 전략을 알고 있다고 가정할 때, 누구도 자신의 전략을 변경해 이익을 더 얻을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최후통첩 게임에서의 내쉬 균형은 제안자가 1달러를 제안하고 응답자가 이를 수락하는 상태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런 내쉬 균형이 잘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는 부분 게임 완전 균형(subgame perfect equilibrium)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부분 게임 완전 균형은 게임의 모든 단계에서 각 플레이어가 최선의 선택을 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최후통첩 게임의 부분 게임 완전 균형은 제안자가 아무것도 제안하지 않고 응답자는 어떤 제안이든 받아들이는 상태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이 균형이 성립하지만, 실험 결과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로는 응답자가 불공정한 제안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이론은 현실을 완벽하게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인간의 사회적 선호와 경제적 결정

    최후통첩 게임의 결과는 인간이 단순한 이익 추구만으로 경제적 결정을 내리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인간은 공정성과 정의, 그리고 타인의 감정까지도 고려하여 결정을 내립니다. 이는 단순한 게임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사회적 선호의 결과입니다.

    또한, 이러한 선호는 경제적 이론의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기존의 경제 이론이 인간을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로 가정했다면, 최근의 연구는 인간이 더 복잡한 동기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결론

    최후통첩 게임은 경제적 결정을 내릴 때 인간의 사회적 선호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실험입니다. 인간은 단순히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으며, 공정성과 정의를 고려한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경제학과 심리학의 융합 연구에서 중요한 발견으로, 우리가 경제적 행동을 이해하는 데 더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독재자 게임을 통해 사회적 선호와 경제적 결정이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